최근에 홍상수, 김기덕 영화는 구할 수 있는 만큼 보았습니다. 홍상수 작품은 거진 빼놓지 않고 다 재미있게 보았는데.. 그중에서도 제가 즐거워 하는 "연애담"인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도 즐겁게 보았어요. 그런데 오늘 뜻하지 않게 재밌는 다른 연애담을 보았습니다. 바로 한재림 감독의 "연애의 목적" 입니다.
두 영화는 비슷한듯 하지만 전혀 다른 주제를 갖고 있어요. 하지만 비교되는 점이 많고. 둘다 즐겁게 보았기에 비교해 보겠습니다.
1. 연애질에 대한 일방적 시선.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홍상수 감독은 일상적인 소재에서 우리가 흔하게 알고있던 사실을 다시한번 일깨워 주는것을 좋아합니다. 같은 이야기의 두가지 다른 시선같은 것이죠. 대표적으로 "오 수정"이나 "강원도의 힘"같은 예전작은 물론 최근의 "극장전"도 마찬가지 입니다.
하지만 홍상수의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는 완벽하게 남자가 보는 연애의 시선만을 다루고 있습니다. 물론 남성이 바라보는 여성에 대한 이중적인 태도를 보여주고 있긴 합니다. 하지만 남자의 시선에 촛점을 맞춰 예기하는 것은 그것이 바로 "연애의 목적"과 가장 대조적인 부분이라 그렇습니다.
영화가 말하는 바는 명확해요. 한마디로 남자는 여자와 "자기" 위해 살아간다는 말입니다. 저도 남자지만 부정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이 부분은 유지태의 미래에 대한 확고한 신념에서 더 정확해 집니다. 그가 말한 "정교수"라는 것은, 하나의 사회적인 위치이자 자리이지만. 내면적으로 그가 갖고 있는 꿈은 전혀 보이지 않기 때문이죠. (이 외에도. 미래없는 영화학과 학생들에 대한 시선도. 같은 맥락입니다.)
이문호(유지태)와 김헌준(김태우)의 시선은 명확합니다. 선화(성현아)가 있는 곳을 찾아간 이유. 혼자가라고 말한 이유, 같이가자고 한 이유, 그리고 다시 돌아가라고 말한 이유까지 말입니다.
하지만 너무 일방적인 시선으로만 가득차 있어서. 영화는 힘을 잃고 있습니다. 정확하게는 유지태의 시선이 중심이에요. 그는 다시 다가오는 여대생을 안으려 하지만 실패합니다. 솔직하다고 큰소리 치지만, 알고보면 사회적 통념에 한없이 작은 남자일 뿐인거죠.
한마디로 말해, 이 영화의 주제는 "남성의 성욕"이라는 거죠. 하지만 이 영화는 비현실적입니다. 왜냐하면 "여성의 성욕"에 대한 적절한 시선이 없기 때문이죠. 그저 예전에 사귀었고.. 그리고 잔적이 있단 이유로. 하루밤에 두명의 남자와 동시에 자는 상황은, 그다지 설득력이 없습니다. 물론 충분히 가능할 수 있지만, 홍상수는 선화에 대해서는 아무런 감정도 없었던 것입니다.
이는 여대생한테는 더 직접적입니다. 홍상수는 여성의 성욕에 대해서는 좀 더 진지했어야 했는데요. 여성의 성욕을 남성과 같은 것으로 만들어 버렸으니까요. (불가능한 상황이란 말이 아닙니다. 너무 무관심한 시선이라는 거죠..)
영화는 굉장히 재밌게 봤습니다. 남자인 저로서는.. 남성의 성욕에 대한 시선에 너무 공감이 가더군요. 저도 그 무리중 하나라는 것에.. 예전엔 씁쓸해했고. 벗어나려 했지만, 이제는 불가항력적인 신의 섭리라고 인정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2. 성욕과 애정의 엇갈린 시선, 연애의 목적
한재림 감독은 이번 영화때문에 필모그래피를 찾아보게끔 한 이름없는 감독입니다. 예전에 내츄럴 시티를 연출했었더군요. 개인적으로 최악의 영화중에 하나였는데.. 그 이유는 "공각기동대, 인랑, Blade Runner 등등" 우리세대의 동경의 대상이었던 영화들에 대한 온갖 짜집기로 가득차 있었기 때문입니다.
** 이부분 수정했습니다. 한재림감독은 내츄럴 시티에서는 연출부 였었군요. 내츄럴 씨티는 민병천씨가 감독입니다.
어쨌던, 연애의 목적은 제가 아주 좋아하는 마찬가지의 "연애질" 예기입니다. 거기에대가 남성에 "양아치성"을 부곽시킨단 점에서 홍상수의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와 같은 소재이기도 해요. 하지만, 연애의 목적에서 주가 되는 시선은 여성인 "최홍(강혜정)"의 시선입니다.
가끔 오해하시는 분이 있던데.. 절대 이 영화는 강혜정의 노출과 연애담으로 돈이나 벌어보려 한 영화가 아닙니다. 사실 너무 황당한 리뷰도 있어서.. 살짝 링크 겁니다.
http://movie.naver.com/movie/board/bulletin/read.nhn?nid=130232
일단 윗글에 대한 반박을 짧게 할게요. 클릭!!!!
흡. 자 마음을 진정시키고. 어쨋던 이 영화는, 꽤나 잘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박혜일과 강혜정의 연기도 너무 좋았구요. (얼핏 보기엔 박혜일의 양아치 연기가 돋보이지만, 사실 강혜정이 변해가는 감정에 대한 연기도 괜챦았습니다.)
그보다도, 시나리오 자체가 너무 좋았단 생각이 듭니다. 남성의 성욕과 이것에 피해당한 여성, 그리고 그 여성이 그 성욕으로 인해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기 까지의 짧은 과정을 명쾌한 설정으로 그려냈습니다.
특히, 남성적인 성욕의 이중성을 표현했다는 부분이 흥미롭습니다. 그 욕구에 현실적인 두 남성 (유림(박혜일)과 과거에 홍선생을 궁지에 몰아넣은 조교) 의 같은 욕구에, 한번은 상처를 받고, 다른 한번은 그 상처를 치유했다는 점이 바로 그 부분입니다.
사실 영화의 진짜 결말은 좀더 한심할겁니다. 유림의 성격과, 최홍에 대한 상처가 그들의 연애를 좋게 끌고 가리 만무하긴 하니까요. 특히, 자신의 원래 여자친구의 성욕을 표현한 부분을 보면, 유림의 성격이 단번에 들어납니다. 여성을 원하지만, 부인은 남성을 원하지 않는 여성이기를 바라는.. 이기적인 남성인 것이죠. (사실 많은 남성들이 그러합니다!!!! )
결국, 이런 비극적인 결말을 뻔히 알고 있으면서도, 감독이 이 예기를 좋은 부분에서 끝맺은 것은, 다 여성인 최홍의 시선까지 끌고가기 위함입니다. 그녀는 끝까지 단 한마디를 원했던 것이죠. "우리 서로 사랑했어요" 라는 것.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사랑했어요"는 "사랑해요"가 아니어도 상관없다는 것입니다. 더이상 최홍은 사랑을 믿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것이 꼭 애정의 조건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거든요. 하지만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에서 이문호(유지태)가 그랬듯이, 유림(박혜일) 또한 사회적 도덕성 앞에 힘없이 약한자이기만 합니다. 그리고, 예전의 상처와 함께, 최홍은 견딜수가 없어진 거죠. 그녀는 말하고 싶었던 겁니다. "우린 잤어요. (그리고 난 그를 사랑해요)" 라구요..
그리고 최홍은 마지막에 유림에게 다가가 말합니다. "같이 잘래? 같이 자자... 나 자고싶어" 라구요. 이것은 정말 공감이 가는 대사입니다. 홍상수가 억지스럽게 만들어낸" 제가 빨아드릴까요?"하고는 그 의미가 전혀 다른 것이죠.
그리고 바로 이 부분에 이 영화의 주제가 담겨있습니다. 즉 소재는 "남성의 성욕"이지만, 주제는 "남성의 성욕에 대한 여성의 리엑션" 정도랄까요. (나쁘게 말하면 그냥 "사랑" 입니다. ㅡ.ㅡ;;)
역시 전 세상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게 틀림없습니다. 한마디로 말해 고생하지 않고 자랐다고 할까요? 금전적 어려움, 사회적 부조리, 전쟁, 차별, 이런 부분엔 공감이 어려워요. 제가 가장 쉽게 공감하는 부분이 바로 연애담일 겁니다. 그것도 지금처럼 좀 더 현실적인 것들 말이죠.
그리고 두 영화를 보면서 느낀거지만.. 전 양아치이거나. 혹 과거에 양아치 였던게 틀림없습니다. 크흑. 젠장!
댓글을 달아 주세요
잼있게 읽었네요^^
두 영화 다 못봤지만...
저도 홍상수 감독 영화는 좋아하는 편이예요
근데 김기덕 감독 영화는
해안선이랑 수취인 불명인가 보고 나서는
볼 엄두가 안 나더라구요.
보고 나며 손에 땀이 질질..머리가 지끈지끈..
지독한 경험을 하고 난 느낌이 들어서--;
김기덕씨 영화는 원래 그렇습니다. 사람 기분나쁘게 하는게 특기죠. 그중에서도 수취인 불명이. 아주 심한편인데. 그걸 보셨으니 크흑....
기회되시면.. 초기작중 하나인 파란대문 보세요. 그건 그다지 기분 나쁜 영화가 아닙니다. 내용도 좋고~ 흡흡흡
오랜만에 와보았어요//
전, 애정의 조건만 보았는데,
무언가 적나라한표현을 하시면서도 정확한 정의를 내려주시는 ;ㅂ;
전 글재주가 없어 이렇게는 절대 못 쓸 것 같군요//
정말 부럽다는 'ㅡ'
정확하지 않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거죠. 세상이 다 그렇지만요.. 그나저나.. 적나라했던가요? -_- 18세 금 이라고 쓸수도없고..어찌해야 하나나.. ㅎㅎ
오우...양.아.치 ㅋㅋㅋ틀림없습니까?
으읍. 네 -_-